철학은 어떻게 신앙을 만나는가 - 13. 인간은 왜 죄를 반복하는가

자유를 원하지만 자유를 두려워하는 인간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보여준 인간의 어두운 얼굴

죄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구원의 가능성

빛으로 향하는 길과 어둠의 지하 사이에 선 인간은 자유의 선택 앞에서 죄와 구원의 갈림길을 마주한다.

13. 인간은 왜 죄를 반복하는가

    - 도스토예프스키가 본 자유의 공포

 

 

 

사람들은 자유를 갈망한다.

 

억압받기 싫어하고,

명령받기 싫어하며,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원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인간은 자유를 얻은 뒤에도

반드시 행복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해진다.

 

왜냐하면 자유는 선택의 책임을 함께 요구하기 때문이다.

 

실패의 원인을 남에게 돌릴 수 없고,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인간의 모순을 누구보다 깊이 파고든 작가였다.

 

그는 인간이 단순히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를 파괴하기도 하는 신비로운 존재라고 보았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

지하로부터의 수기에는

세상과 단절된 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똑똑하다.

 

자신의 문제도 안다.

 

무엇이 옳은지도 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 잘못된 선택을 한다.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알면서도

일부러 불행을 선택한다.

 

왜 그럴까?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이 단순한 계산기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간은 때로 손해를 보더라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자유를 증명하려 한다.

 

합리성보다

자존심을 선택하고,

 

평화보다

갈등을 선택하며,

 

행복보다

고집을 선택한다.

 

그것이 죄의 시작이다.

 

우리는 종종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화를 내고 후회한다.

 

미워하고 괴로워한다.

 

끊겠다고 다짐한 습관을 다시 반복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를 단순한 의지 부족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인간 안에는

선을 향한 욕망과

악을 향한 충동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보았다.

 

성경 역시 말한다.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인간은 죄를 싫어하면서도

죄를 선택한다.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는 축복이면서 동시에 위험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인간의 타락을 누구보다 냉정하게 보았지만,

동시에 인간 안에 있는 구원의 가능성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가능성은 완벽함에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순간 시작된다.

 

자신의 상처를 직면할 때,

 

무너진 자신을 받아들일 때,

 

인간은 비로소 변화될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에게 구원은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중독의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

쇼핑 중독,

도박 중독,

인정 중독,

성공 중독.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이 자신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반복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미 150년 전에

이 현상을 예견한 듯하다.

 

인간은 단순히 정보가 부족해서 죄를 짓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알면서도 반복한다.

 

인터넷 공간의 혐오 문화도 마찬가지다.

 

상처 주는 말이 잘못임을 알면서도

분노를 선택한다.

 

공격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증오를 소비한다.

 

자유를 잘못 사용할 때

인간은 스스로를 파괴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을 낙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절망하지도 않았다.

 

인간은 죄를 반복하는 존재다.

 

하지만 동시에

회개할 수 있는 존재이며,

변화될 수 있는 존재다.

 

진정한 자유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능력이 아니라

 

해야 할 선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다.

 

오늘 우리가 반복하고 있는 행동은 무엇인가.

 

그것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가,

아니면 더 깊은 지하로 끌고 가고 있는가.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6.06.22 09:02 수정 2026.06.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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