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漢儒學]한 수레에 두 고삐… 국정 엇박자가 부르는 혼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리 뛰어난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여도 하나의 지휘 아래 움직이는 팀워크를 이기기는 어렵다. 한비자(韓非子) 외저설 우하편에 나오는 조보(造父)와 왕자 어기(於期)의 마차 이야기는 통제와 지휘, 그리고 조직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천하 최고의 마부 조보도 갑자기 튀어나온 돼지 한 마리에 말의 통제력을 잃으면 마차를 제대로 몰 수 없다. 채찍과 고삐의 힘이 돼지라는 변수에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왕자 어기가 아무리 좋은 먹이로 말을 잘 길들였어도, 길가의 맑은 못을 만나면 말이 튀어나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은덕이 흩어졌기 때문이다. 하물며 천하의 마부인 왕량(王良)이 왼쪽 고삐를 잡고 소리를 지르고, 조보가 오른쪽 고삐를 잡고 채찍을 휘두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마차는 10리도 못 가 엉망이 되고 만다. 두 거장이 한 마차를 각기 다른 방향으로 몰았기 때문이다.

 

스포츠 세계에서도 이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이름값 높은 스타들만 모아놓은 '화려한 오합지졸' 같은 팀이, 하나의 대형으로 잘 훈련된 팀에게 미끄러지는 모습은 결코 낯설지 않다. 최근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상 첫 본선에 오른 카보베르데가 강호 스페인,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돌풍을 일으킨 배경에는 화려한 개인기 대신 탄탄한 조직력이 있었다. 리더의 일관된 지시와 선수들의 유기적인 호흡이 만든 결과다.

 

지지율 하락을 반전시키고자 청와대가 심기일전하여 개각 카드를 꺼내 들었건만, 정작 여당은 보조를 맞추기는커녕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국정 동력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분위기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당 대변인의 경솔한 언행이 그렇다. 소수당까지 품어 협치를 도모하려는 정부의 행보에 재를 뿌리듯, 굳이 앙금이 남은 인사를 당 요직에 앉히는 당대표의 행보도 도긴개긴이다. 보고 있노라면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한 수레에서 서로 다른 고삐를 잡아당기는 일이 아니면 무엇인가. 정부가 한쪽 고삐를 잡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데, 여당이 다른 고삐를 잡고 엉뚱한 방향으로 채찍질을 해대니, 국정이라는 마차가 10리도 못 가 수렁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지금 국정이라는 수레에 필요한 것은 두 명의 천하명수(天下名手)가 아니다. 하나의 목적 아래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움직이는 팀워크다. 각자의 정치적 셈법과 개인기를 앞세워 서로 다른 고삐를 잡아당긴다면, 아무리 좋은 말과 뛰어난 마부가 있어도 수레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 수레를 함께 타기로 했다면, 적어도 고삐만큼은 같은 방향으로 당겨야 한다.

작성 2026.09.02 08:39 수정 2026.09.02 08:39
Copyrights ⓒ 씨초포스트 SSICHO P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김동택기자 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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